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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트럼프 충성파’ 존슨…공화당 내분에 어부지리

마이크 존슨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25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이크 존슨 미국 신임 하원의장이 25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3주 넘게 이어진 미국 하원의장 공석 사태가 마이크 존슨(51) 의원의 선출로 마침표를 찍었다. 존슨 신임 의장은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인물이라 공화당의 우경화와 대결적 정치 문화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원은 25일 220표를 획득하며 공화당 의원 전원의 지지를 받은 존슨 의원을 의장으로 뽑았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209표를 얻었다. 이로써 이달 3일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이 공화당 초강경파 8명이 민주당과 합세하는 바람에 해임당한 뒤 발생한 의장직 공석과 입법 불능 사태가 끝났다. 미국 의회는 임시예산이 11월 중순이면 바닥나기 때문에 본예산안을 처리해야 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원조 예산을 의회에 요청해놓은 상태다. 존슨 의장에 앞서 공화당 중진들인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 짐 조던 법사위원장, 톰 에머 원내총무가 의장 후보로 선출됐으나 당내 반대파 설득에 실패해 잇따라 사퇴했다. 존슨 의장은 전날 낮에는 에머 원내총무에게 의장 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하지만 에머 원내총무가 강경파를 설득하지 못해 몇 시간 만에 사퇴하자 이날 밤 다시 열린 의원총회 투표로 후보가 됐다. 존슨 의장은 당선 직후 “우리 앞에는 큰 도전이 놓여 있으며, 지금이야말로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애초 의회 안팎에서는 존슨 의장의 당선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도 많았다.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인 217명의 지지를 얻으려면 공화당 의원 221명 중 5명 이상 반대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른 의장 후보들이 낙마한 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의장 선출 실패에 지친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에는 전폭적으로 당의 후보를 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존슨 의장으로서는 당내 강경파와 중도·온건파의 갈등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덕에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그도 강경파이지만 조던 위원장처럼 강경파의 얼굴로 인식되지 않은 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루이지애나 출신으로 2016년 하원에 입성한 존슨 의장은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두고 최근 수십년을 통틀어 가장 보수적인 하원의장이라고 평가했다. 수십년 만에 가장 정치 경험이 적은 하원의장이기도 하다. 근본주의적 성향이 짙은 기독교 복음주의자인 그는 임신중지와 동성결혼에 반대한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에 반대하며 연방정부 지출과 기능 축소를 강하게 지지해왔다. 연방정부를 “괴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면서 2020년 대선 결과 번복 시도 때 핵심 역할을 한 점은 백악관이나 민주당과의 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헌법 전문 변호사인 그는 부정선거였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호응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노력에 앞장섰다. 동료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텍사스주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내고, 의회의 선거인단 투표 인증 때 반대표를 던지도록 동료들을 부추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변호팀에서도 활동했다. 그래서 존슨 의장 선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에머 원내총무가 의장 후보로 선출되자 소셜미디어에 “내게는 하원의장이 되고 싶은 훌륭한 친구들이 많은데 몇몇은 진정 위대한 전사들이다”, “(하지만) 에머는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그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강경파의 강력한 반대에 에머 원내총무가 후보직에서 물러나고, 존슨 의장이 후보가 돼 마침내 의장직에 오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도가 먹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피트 아길라 민주당 하원의원은 의장 선출 과정은 “누가 트럼프를 만족시켜줄지”를 놓고 경쟁하는 꼴이었다고 촌평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mail protected]